활동소식
[제5회 그린백 세미나] 기후변화 적응 및 사회경제적 해법
기술로는 부족하고, 사회가 응답해야 한다
― 제5회 그린백 세미나 ‘기후변화 적응 및 사회경제적 해법’ 후기
2025년 12월 4일 개최된 제5회 그린백 세미나는 ‘기후변화 적응 및 사회경제적 해법’을 주제로 진행되었다. 본 세미나는 기후위기를 과학기술적 문제에 한정하지 않고, 경제 구조와 사회적 선택의 문제로 확장하여 논의하는 데 목적을 두었다. 강연은 김병권이 맡아 약 1시간 동안 진행되었다.
강연을 진행중인 김병권 녹색전환연구소장의 모습
강연 초반부에서는 기후위기와 생태경제를 바라보는 균형적 시각이 제시되었다. 연사는 과학기술적 해법과 사회경제적 해법을 대립적으로 보지 않고, 양자를 동시에 검토해야 할 필요성을 강조하였다. 특히 ‘탈성장’과 ‘자본주의’는 동일한 차원의 개념이 아니며, 탈성장이 곧 탈자본주의를 의미하지도 않고, 반대로 탈자본주의가 반드시 성장을 부정하는 것도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녹색성장 대 탈성장이라는 이분법적 구도 자체가 문제의 본질을 흐릴 수 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이후 지구온난화의 원인과 현황에 대한 설명이 이어졌다. 지구 평균 기온 상승은 해수 온도 상승과 극단적 기후 현상의 강도 증가로 이어지고 있으며, 이는 이미 관측과 합의를 통해 확인된 사실로 제시되었다. 특히 한국 역시 온실가스 배출 책임에서 예외가 아니라는 점이 강조되었다. 기후과학자 다수는 금세기 말 지구 평균기온이 2.5도를 초과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고 있으며, 1.5도 목표 달성에 대해 낙관적인 전망은 거의 제시되지 않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소개되었다.
온실가스 배출 추이를 근거로, 연사는 녹색성장이 실제로는 배출 총량 감소에 실패해 왔다는 잠정적 평가를 제시하였다. 이 맥락에서 ‘제본스 역설’이 핵심 개념으로 다뤄졌다. 기술 혁신을 통해 에너지 효율이 개선되더라도, 총사용량은 오히려 증가하는 경향이 반복되어 왔다는 것이다. 석탄 사용을 둘러싼 역사적 사례뿐 아니라, 현대의 다양한 기술 혁신 역시 이 역설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강조되었다.
AI 기술에 대한 논의도 이어졌다. AI는 기후 예측의 정밀화, 재난 대응 능력 향상 등 긍정적 역할을 수행할 수 있으나, 동시에 막대한 에너지 소비를 수반한다는 한계가 지적되었다. 이를 통해 기술 혁신만으로 온실가스 감축을 달성하기는 어렵다는 판단이 제시되었다.
불평등 문제와 관련해서는 쿠즈네츠 곡선 가설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었다. 경제 성장이 일정 수준에 이르면 불평등이 자연스럽게 완화된다는 가설은 경험적으로 설득력이 약하며, 불평등 완화를 위해서는 성장과 별도로 정책적 개입이 필요하다는 점이 강조되었다. 기후위기 대응과 불평등 완화는 분리된 과제가 아니라 상호 연관된 문제로 다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강연 후반부에서는 케네스 볼딩과 허먼 데일리의 이론을 통해 경제 성장 패러다임에 대한 근본적 문제 제기가 이루어졌다. 무한한 성장을 전제한 ‘카우보이 경제’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으며, 지구는 유한한 자원을 가진 하나의 시스템으로 인식되어야 한다는 점이 강조되었다. 특히 2차 세계대전 이후 세계 경제 규모가 급격히 팽창하며 ‘거대한 가속’ 단계에 진입했다는 진단이 제시되었다.
종합하면, 본 세미나는 기후위기를 기술적 해결의 대상으로만 접근하는 관점의 한계를 지적하고, 경제 구조와 사회적 선택의 전환 필요성을 강조하였다. 효율 개선 중심의 접근을 넘어, 총량 관리와 불평등 완화를 포함한 사회경제적 대응이 기후위기 해결의 핵심 과제임을 확인하는 자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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